노형우 미니앨범 ‘그댈사랑하는데’
작곡가 겸 보컬리스트이자 MBC 수요예술무대 무대감독 등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해온 노형우의 미니앨범이 출시되었다.
버클리(Berklee) 음대출신의 음악인으로써 드라마, 에니메이션, 뮤지컬음반 등 다양한 영역의 음악감독으로, 10여년전 당시 사실상 국내유일의 전문 음악프로그램 ‘수요예술무대’의 무대감독으로, 퓨전재즈그룹 ‘천체망원경’의 보컬리스트로 대중음악의 전방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노형우의 이번 신보는 화려한 편곡이나 악기를 제거하고 섬세한 피아노 트리오 반주 위에 노형우의 보컬만이 여유 있게 얹어진, 음악자체의 섬세한 호흡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어덜트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의 세련미가 가득한 음반이다.
80~90년대 음악이 주는 가슴에 바로 전해오는 섬세한 감성, 그리고 2010년대의 미니멀하면서도세련된 어쿠스틱의 느낌, 이 두 가지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음악이 떠오르는가? 이는 분명 오랜 음악생활을 통해 삶을 노래하는 뮤지션의 음악일 것인데, 노형우의 음악을 한 마디로 그렇게 묘사할 수 있다.
노래의 선율과 따뜻한 보컬이 가슴으로 바로 전해오던 우리의 대중음악들이 기억나는가? 어떤날, 한동준, 고찬용, 아침, 조동익, 전람회, 빛과 소금…
주옥 같은 한국대중음악의 느낌을 가슴에 간직해온 음악애호가라면 노형우의 목소리와 호흡, 그리고 그의 가사에서 그렇게 가슴으로 바로 전해오던 우리 가요의 정서가 가득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마치 재즈 스탠더드를 연상케 하는 피아노트리오의 모던함 가득한 어쿠스틱사운드는 음악 그 자체의 깊이와 멋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 트랙은 작곡가 박지원이 참여한 ‘그댈사랑하는데’ 인데,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와 섬세한 연주의 조화를 들을 수 있어 가요, 팝, 재즈 등 다양한 음악팬이 함께 공감 수 있는 음악이다.
또한, 포근한 6박자 재즈 느낌의 ‘버섯크림리조또’는 누군가와 함께 듣기 좋은 따뜻한 어쿠스틱 라운지 계열 음악으로 피아노 트리오의 매력이 한껏 돋보이는 트랙이다. 작곡가 이재준이 참여한 ‘우연일뿐인걸’은 마치 에릭베네(Eric Benet)의 재즈발라드를 듣는 듯 한 세련된 음악과 노형우만의 감성적인 가사를 들을 수 있으며, 앨범의 마지막 정규트랙인 작곡가 최성락의 ‘짧은여행처럼’은 제이미컬럼(Jamie Cullum)을 연상케하는 브리티쉬 팝으로 마지막트랙까지 앨범의 어쿠스틱한 흐름과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세련되고 일관된 음악적 완성도의 이면에는 이번 음반의 프로듀서이자 뮤지컬과 대중음악계에서 ‘넌센스’ 등 잇따른 히트작으로 익히 알려진 최재광 음악감독의 프로듀싱이 뒷받침되고 있다.
여러 번 다시 곱씹으며 듣게 되는 음악, 또 한 번 들을 때 마다 새롭게 가사가 다가오고, 놓쳤던 피아노의 선율이 새롭게 들리고 리듬의 섬세한 터치가 새록새록 발견되는 그 맛.
많은 음악애호가들의 음악 라이브러리에 아껴 놓여진, 몇 번을 곱씹어 듣던 그 명반들의 느낌! 비록 정규트랙 4곡과 2곡의 MR이 수록된 미니앨범이지만, 들을 때 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노형우의 음악은 화려한 편곡과 자극적인 데시벨에 가려진 우리음악의 감동을 다시 찾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