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정
     3+1
     
   
 
   
발매일 : 2011.08.17  
장르 : Jazz  
    
   
   
   
한층 깊어진, 한층 넓어진 임미정의 자화상, 그리고 베니 골슨과의 특별한 만남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 3집, [3+1] three plus one
앨범의 출발은 2009년 제천 국제 영화제에 초대된 베니 골슨 쿼텟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베니 골슨은 자신이 직접 출연하고, 영화 속에서 스스로의 존재가 영화의 중심 요소가 되었던 영화 ‘터미널’에 대한 오마주로 제천 국제 영화제에 초빙되었다. 베니 골슨은 한국 사정에 밝은 베이시스트 요리스 티페로부터 한국 공연에서 함께 할 피아니스트로 임미정을 소개받았다. 요리스 티페는 임미정과 미국 유학 시절부터 두터운 우정을 나누었던 음악 동료로, 임미정의 음악적 가치에 대해 누구보다도 풍부한 이해를 지니고 있었다. 베니 골슨은 처음 만난 한국의 여성 피아니스트에게 매료되었다. 제천 국제 영화제에서 베니 골슨-임미정의 만남은 EBS 스페이스 공감 무대로 이어졌다. 임미정의 1, 2집에 드러머로 참가했던 드러머 진 잭슨이 일본에 머물고 있던 중, 레코딩 계획을 듣고 한국으로 합류했다. 임미정의 1, 2집의 근간이 되었던 임미정 트리오(임미정-요리스 티페-진 잭슨)가 다시 한번 가동되고, 여기에 베니 골슨이 뜻깊은 참가를 하게 된 것이다. 타이틀로 사용된 ‘3+1’의 의미는 앨범에 사용된 편성 ‘트리오 & 쿼텟’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3’을 상징하는 임미정 트리오는 임미정의 1, 2집 때부터 이어졌던 레귤러 트리오인 반면, ‘+1’에 해당하는 베니 골슨의 참여는 특별한, 그러나 일시적인 만남이기에 `임미정 트리오 Featuring Benny Golson`으로 읽혀진다.
앨범의 기본 축은 임미정이 이끄는 피아노 트리오이다. 전체 9곡의 수록곡 중 6곡이 피아노 트리오를 위해 작곡되고, 편곡되고, 연주되었다. 베이스-드럼과 함께 하는 피아노 트리오는 임미정의 음악적 매력을 가장 풍부하게, 효과적으로 구현되는 편성이기도 하다. 비록 한국과 미국으로 분리된 임미정 트리오의 구성원들이지만, 지난 2003년 [FLYING]에서부터 함께 했던 세 사람의 오랜 호흡, 신뢰는 탄탄한 조직력과 구성진 인터플레이를 약속한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풍부한 협연을 쌓아온 요리스 티페와 진 잭슨은 임미정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임미정의 요구도 구체적이다. 그녀는 섬세하고 정밀한 편곡으로 치밀한 설계도를 그린 후, 각각의 상상력, 아이디어, 그리고 서로가 자아내는 에너지의 상승과 탄력을 보탠다. 덕분에 이들의 하모니는 한층 구성지고, 풍부해진다. ‘Seven Steps To Heaven` 같은 복잡하고 기교적인 편곡, 진행에서도 세 사람이 하나의 소리, 일치된 하모니를 자아낼 수 있는 배경은 레귤러 트리오로 다져진 융화의 힘이다. ‘River’는 임미정이 그려 놓은 스케치에 드럼과 베이스가 색칠을 하여 만들어낸 풍경화이다.
베니 골슨의 참여는 이들 트리오에 더해진 특별한 선물이다. 일흔의 나이, 50여년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원숙한 해석과 여유로움을 보여준다. 위대한 재즈 스탠더드의 고전 ‘Whisper Not’과 ‘I Remember Clifford’에 임하는 원작자 베니 골슨은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테너 색소폰의 멋과 향을 실어낸다. 수천, 수만 번은 연주했을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곡이지만, 베니 골슨은 젊은 후배들이 받쳐주는 신선한 에너지에 고무되어, 보다 활기차고 열정적인 프레이즈를 쏟아낸다. “그는 마치 대화하듯 연주했다. 노장의 너그러움, 삶과 음악을 관조한 대가의 위엄에 절로 동화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던 임미정의 소감처럼, 베니 골슨은 드러내지 않은 채, 스스로의 존재감을 다 보여 주었다.
앨범 전체에는 임미정의 재즈 피아니스트, 작, 편곡가로서의 탁월한 역량이 발견된다. 그녀는 진작부터 대한민국 재즈가 자랑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었다. 그녀의 피아니즘에서도 특별하게 부각되었던 것은 세련되고, 도전적인 하모니 감각, 편곡을 포함한 해석력이었다. 화려함과 다이내믹함, 그리고 창의적인 즉흥연주, 여성적인 섬세함, 서정성이 한데 어우러진 피아니스트로서의 장점은 스스로의 작, 편곡자로서의 장점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유용한 재료이기도 하다. 앨범의 수록곡 중 그녀의 작곡은 3곡이지만, 나머지 곡들도 임미정의 감각으로 새롭게 태어난, 임미정의 작품이라 해도 좋을 만큼, 그녀는 대담하고 창의적인 해석과 연주를 펼쳐낸다. 평범하고 밋밋한 곡은 단 한 곡도 없다. 그렇다고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싶은 혼자만의 추상도 없다. 임미정의 연주는 언제나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아름답고 선명한 멜로디를 그리되, 다채로운 리듬, 박자의 변환, 코드 진행과 스케일의 활용으로 짜임새 있는 악곡을 만들어냈다. 베니 골슨, 요리스 티페, 진 잭슨은 임미정이 그려 놓은 예민한 설계에 묵묵히 따랐으며, 덕분에 레코딩은 사전 리허설과 레코딩에 각각 하루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베니 골슨은 “그녀의 모든 음악적 능력은 우리에게 다른 생각이 불필요할 만큼 친절했고, 또한 완벽했다. 그녀와 함께한 것은 영광이었다. 그녀의 비범하고 창의적인 음악성을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임미정의 피아니스트, 작, 편곡, 그리고 프로듀서, 리더로서의 다채로운 역량을 찬사했다.
임미정은 [3+1]을 통해 한층 도전적이고 성숙하고 진화된,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음악 세계는 한층 깊어졌고, 한층 넓어졌다. 더욱 대담해졌다. 오늘의 재즈가 향하는 실험과 모험을 견지하면서도, 청중들과의 교감, 재즈 본연의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 [3+1]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임미정의 도전과 성숙, 음악적 진화는 곧 한국 재즈의 성숙과 발전의 증거이다.

     
   
   
  DISC1
 
  • 1. Whisper Not
  • 2. River
  • 3. Along Came Betty
  • 4. Rocker
  • 5. Chasing Footprints
  • 6. I Remember Clifford
  • 7. Seven Steps To Heaven
  • 8. Moon Shadow
  • 9. Everybody's Song But My 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