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선
     Naive | Naïve
     
   
 
   
발매일 : 2010.08.03  
장르 : Jazz  
    
   
   
   
담백함과 순수함, 겉치레없는 소박한 음성으로 체념의 미학과 삶의 행복을 노래하는 그녀는, 과장된 모습을 거부하고 자연스럽고 진솔한 목소리로 삶의 행복을, 때론 맑고 투명한 슬픔을, 세상을 향한 냉소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다채로운 오리지널 넘버들을 바탕으로 정곡을 찌르는 명쾌한 전개 메인스트림 재즈 본연의 미덕인 인터플레이를 연주자 개개인의 굵직굵직한 커리어로 충실히 커버, 개별된 곡으로서의 큰 그림을 그려가는 아이디어들이 분명하며, 재치가 엿보인다.
“제어되고 절제된 목소리와 연주, 완성도 높은 참신한 오리지널곡들과 편곡”
재즈 교육과 함께 디지털 레코딩이 보급화된 2000년대에 접어들며 국내에서도 수많은 재즈 음반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개중에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의 얼굴을 앞세운 보컬 리더작들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 대다수는 기존의 스탠다드 넘버들을 일관된 분위기로 그저 잼 하듯 나열했거나, 대중성을 의식한 탓인지 오직 팝적인 사운드로만 철저하게 경도되어 그 정도가 지나친 경우 재즈 음반으로 분류하기 조차도 난감한 작품 역시 허다했다. 그런데 이 음반, [NAIVE]가 재즈 보컬 음반의 하나로 국내 재즈계에서 가지는 포지션은 무척이나 새롭고 신선하다. 다채로운 오리지널 넘버들을 바탕으로 정곡을 찌르는 명쾌한 전개가 각각의 곡들이 가진 매력을 한껏 끌어내고 있는데, 메인스트림 재즈 본연의 미덕인 인터플레이를 밴드 구성원 개개인의 굵직굵직한 커리어로 충실히 커버함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개별된 곡으로서의 큰 그림을 그려가는 아이디어들이 기존 그 어느 음반 어느 트랙보다도 분명하며, 재치가 엿보인다.
바로 그, 밴드의 개성 넘치는 톤 컬러를 실질적으로 만들어가는 가장 중심된 요소는, 음반의 모든 트랙들을 손수 다듬어낸 기타리스트 박지훈의 탁월한 어레인지일 것이다. 열거된 아홉 곡 남짓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60년대 런던의 세련된 감성에서부터 오늘날 뉴욕의 치열한 사유에 이르기까지 무척이나 다양하고 복합적인 음악적 정서를 두루 접할 수 있는데, 특유의 감성은 스탠다드의 해석과 연주에 있어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난다. 카리스마 넘치는 스트레이트 비트로 다시 태어나 음반의 시작을 멋들어지게 알리는 “Body and soul”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녹음을 통해 이 곡을 접해온 나조차도 이것이, 쓰여진지 이미 수십 년이나 된 노래라는 사실을 차마 믿기 어려울 정도다.
그렇다. 최소한 이 글의 첫머리에 예로 든, 기존의 국내 재즈 보컬 음반들이 만들어낸 클리셰와 이 음반은 무관하다. 다만 이러한 이유로 본작의 음악성이 앞선 다른 작품들의 그것을 뛰어넘는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고자 하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본작이 가진 독창성과 참신함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자 무기임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 음반을 단지 개성 넘치는 어레인지들로 무장했을 뿐인 `그저 조금 색다른` 음반 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재즈 전문지를 표방한 두 종의 월간지들이 매달 그 달의 국내 재즈 신보들을 소개하고 평가하기에 바쁜 이 시점, 이토록 `스윙하는` 음반을 나는 일찍이 국내에서 들어본 바 드물다.
보컬리스트 박현선의 넉넉한 호흡과 솔직담백한 창법은 결코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시종일관 매우 단단히 조율된 듯한 텐션을 선사하고 있는데, 언뜻 리듬 섹션이 촘촘하게 엮어가는 비트 위를 나른히 부유하는 듯 마냥 편안하게 느껴지지만 실은 미묘한 타이밍으로 끊임없이 그들을 움직이며 이끌어가고 있는 셈이다. 풍부한 발성, 정확한 피치, 맛깔스러운 딕션 등, 보컬리스트로서의 근본적인 테크닉에 있어서도 더없이 빼어나다. 기타와의 단촐한 듀오 구성으로 연주한 “Spring can really hang you up the most”에서 그 매력은 특히 잘 나타난다. 차분하고 논리적인 기타 컴핑 위로 잔잔히 울려퍼지는,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해석과 진솔한 아티큘레이션은 단연 이 음반의 백미. 재즈 보컬에 대한 우리 대중의 관념이 유독 거북스러울 정도의 과장된 모습으로만 치장한 채 고정되어 있어서일까, 그녀의 노련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보이스 역시 이 음반에 한결 신선함을 더한다.

     
   
   
  DISC1
 
  • 1. body and soul
  • 2. fat cat
  • 3. naïve
  • 4. mocha cake
  • 5. nostalgia
  • 6. star alone
  • 7. insomnia
  • 8. flight
  • 9. spring can really hang you up the most
  • 10. nostalgia (original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