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Rock)의 엔진에 재즈의 감성을 싣다. 일본식 퓨전과 스무드 재즈 일변도의 국내 퓨전재즈계에 신선한 대안을 제시하는 폴리톤즈
● 재즈 넘버의 독창적인 재해석, 과감한 편곡 ● 프렐류드의 피아니스트 고희안, 재즈계의 실력파 베이시스트 이원술, 인디밴드 시베리안허스키의 드러머 임경일 등 장르를 넘나드는 뮤지션들의 피처링 ● 감성을 자극하는 스윙 스타일에서부터 강렬한 리프(riff) 위에 펼쳐지는 즉흥연주까지 커버하는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 ● 숨겨져 있던 내공을 신인의 열정으로 풀어낸 폴리톤즈의 첫 번 째 앨범-First Time Ever
올 봄, 첫 번 째 음반을 선보이는 폴리톤즈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강효석은 First Time Ever라는 음반명이 무색하리만치 가요세션, 뮤지컬세션, 스튜디오세션, 클럽연주를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병행해온 뮤지션이다. 음반을 내기 위한 시도도 수 차례 있었지만, 그 때마다 번번히 음악적 철학의 부재를 절감하며 시도가 무산되곤 했었다. ‘그저그런 손만 잘 돌아가는 연주 기계가 되고 싶지 않았다.’는 그의 말에서도 보듯이 그에게는 음악적인 철학을 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간의 고뇌의 흔적이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우선 POLYTONES라는 밴드의 이름처럼 장르를 폭넓게 넘나들고 있다. 감성을 자극하는 스윙 스타일의 재즈부터 강렬한 기타 리프(riff) 위에 아로새기는 즉흥연주까지, 하나의 장르라고 하는 정형화 된 틀 안에 가두어 둘 수 없을 만큼 그들은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곳곳에서 폴리톤즈만의 록(rock)적인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인데, 그러면서도 재즈 본연의 품위를 지키고 있으며 즉흥성 또한 견지하고 있다. 가히 록의 엔진에 재즈의 감성을 실었다고 할 만하다. 한국에서 퓨전재즈라고 하면 으레 연상하는 일본식 퓨전 스타일이나 스무드 재즈와는 또 다른 폴리톤즈만의 음악적 색채를 그들은 음반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앨범의 또 다른 묘미는 과감한 편곡이 돋보이는 재즈 스탠더드 넘버들이다. I Love You와 Round Midnight의 원곡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폴리톤즈식 해석이 가미된 이 음악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멜로디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분위기, 전혀 다른 스타일로 편곡된 이 곡들을 듣고 있노라면 폴리톤즈의 음악적 관심이 어느 하나에 국한되거나 한정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금번 앨범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재즈계의 슈퍼스타 밴드 프렐류드의 피아니스트 고희안, 백제예술대학의 교수이자 실력파 베이시스트 이원술, 10년을 넘은 장수 인디밴드 시베리안허스키의 드러머 임경일이 앨범에 참여하고 있고, 그 밖에도 여러 명의 연주자들이 폴리톤즈의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고정된 멤버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솔로앨범으로 시작했다는 점과, 이합집산이 빈번한 재즈밴드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다양한 소리를 창출한다는 강점이 될 수도 있겠다. 폴리톤즈는 앞으로 활발한 연주 일정으로 다양하게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기대감을 잔뜩 가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한껏 묵은” 이 신예가 앞으로 우리의 귀와 가슴에 어떤 즐거움을 계속 선사할 지 올 봄, 주목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