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을 들으면 어떤 느낌을 갖게 되나요?”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질문이다. 우리 전통음악에는 여러 가지 악곡들이 있고 각각의 악곡 혹은 장르마다 다양한 감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시가집 [가곡원류]만 하더라도 일종의 감성 분류라 할 수 있는 풍도형용(風度形容)을 열다섯 종류나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전통음악이 얼마나 다양한 정서를 표현하는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 이 시리즈는 이렇게 감성에 따라 전통음악을 모아낸 것으로, 이 첫 번째 앨범이 담고 있는 감성은 화평정대(和平正大)이다. 말 그대로 평온하면서 바르고 당당한 음악들을 수록하고 있다. 선곡은 전주대학교 문화콘텐츠기술연구소가 개발한 DJ ROBOT의 자동 선곡 알고리듬을 통해 이루어졌다. DJ ROBOT은 전문가에 의한 전통음악의 세밀한 분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감성 평가를 바탕으로 특정한 감성과 상황에 맞게 스스로 음악을 선곡하는 자동 시스템이다. 이렇게 특정 감성에 해당하는 음악을 모았기 때문에 그날의 기분에 따라 선택할 수 있고 특정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배경음악이나 태교음악으로도 적합하다. 물론 본격적인 감상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퓨전그룹 ‘아나야’를 이끌고 있는 민소윤(대금)과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단원인 김선효(거문고), 곽재영(가야금, 양금), 성시영(피리), 허일두(장고)의 수준 높은 연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